준강제추행죄, 처벌, 생계 위협도 가능… 형사전문변호사 조력 필수적
만취한 여성 승객을 추행한 후, 준강제추행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택시기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초범인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일부를 지급한 점이 인정된다”고 하면서도 “택시기사가 승객을 추행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고 추행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6개월의 징역 및 4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준강제추행죄를 저지를 경우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 해도 정식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성범죄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처벌 강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사법부 역시 준강제추행죄를 엄격히 심판하고 있기 때문에, 추행의 정도가 중하다고 인정될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를 떠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준강제추행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혹은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추행하는 범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술에 만취하여 인사불성인 상태거나 잠을 자고 있어 의식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추행한다면 준강제추행죄가 성립하게 된다. 강제추행죄보다 죄질이 가볍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강제추행죄와 동일하게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통상적으로 준강제추행죄는 음주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이 상당부분 상반되기 쉽다. 피해자는 ‘신체접촉에 대해 동의한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고 가해자는 ‘상호 동의 하에 신체접촉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YK법률사무소 김범한 형사전문변호사는 “그러나 피해자가 단순히 사건 당시의 상황이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였다는 것만으로는 준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준강제추행죄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시에 피해자가 실제로 심신상실 상태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사건 전후의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거나 목격자 증언을 수집하는 등, 자신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야 준강제추행죄로 인해 억울한 결과를 남기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혐의가 인정되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형벌 외에도 부안처분 보안처분이 부과될 수 있다. 신상정보등록,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 추가적인 강제조치를 통해 성범죄의 재발을 방지한다는 목적이다.
김범한 형사전문변호사는 “준강제추행죄는 벌금형만 선고 받아도 보안처분이 부과되는데 취업제한과 같은 보안처분을 받게 되면 생계가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형벌보다 더욱 중한 처벌이 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혐의에 연루되면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며, 형사전문변호사와 상담하여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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