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인증, `여친` 아닌 타인 몰카도 다수… 카메라이용촬영죄 성립할까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에서 이른바 `여친 인증`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해당 사건의 피의자 1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커뮤니티 내 활동등급을 올리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최근 몰카처벌이 가중된 가운데 이번 몰카 사건에 관한 처벌이 어떻게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 상황이다.
■ 여친 인증 피의자 13명 검거… `퍼온` 몰카 사진도 `다수`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여친 인증`이라는 제목과 함께 여성의 나체가 드러난 사진 다수를 게시했다. 아울러 해당 글이 다른 SNS 상으로 공유되면서 사이버수사대에 이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고, 글을 올린 이들에게 몰카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조사 결과 이들이 유포한 사진 중에는 자신의 실제 여자친구를 몰래 촬영한 사진과 인터넷에서 구한 불법촬영물이 섞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거된 13명 중 인터넷에서 사진을 받아 재유포한 사람은 7명, 직접 찍은 촬영물을 유포한 사람은 6명이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사진이 일부 유포된 것"이라며 2차 피해에 관한 우려를 드러냈다.
■ "여친 인증, 개정법 적용은 어려워" …유사 몰카범죄 처벌 강화
한편 이번 몰카유포 사건에 대해 경찰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일베에서는 `피해 당사자가 모르면 처벌받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이라고 주장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른바 `무혐의 매뉴얼`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근 몰카범죄를 엄단하기 위해 관련 법안이 개정돼 강도 높은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성폭력특별법의 일부 개정안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달 18일부터 시행된 바 있다. 개정안은 불법촬영물 뿐만 아니라 복제물 유포도 동일하게 처벌하고 자신의 신체를 자의로 찍은 촬영물이라고 해도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유포한 경우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손 봤다. 아울러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유포한 경우에는 현행 벌금형 조항이 삭제되고,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그러나 법률전문가는 본 사건의 발생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성범죄 사건을 전담으로 해결해온 YK법률사무소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해당 사건은 몰카범죄 처벌을 강화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발생했기 때문에 피의자들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혐의가 인정돼도 개정 이전의 성폭력특례법을 적용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유사범죄가 발생할 경우에는 보다 강력한 처벌이 내려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직접 촬영하지 않고 퍼온 사진을 유포했다 하더라도 처벌망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는 "개정 전 법령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성립을 문언상 `직접 촬영한 경우`로 한정해, `재촬영물, 복제물`의 경우에는 해당 범죄로 처벌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개정으로 처벌 대상에 복제물과 재촬영물이 포함되면서 이 같은 처벌 공백이 해소 됐다"며 "이는 몰카범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다양해졌음을 뜻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해당 범죄로 수사를 받게 된다면 성범죄 혹은 형사전문변호사와 함께 관련 처벌 조항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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