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변호사의 시선] 음란물유포 방조죄에 관하여
[YK법률사무소=남현석 변호사] 정부의 음란물 규제가 엄격해지고 있다. 음란물을 유포하는 경우 처벌이 이루어진다는 점은 온 국민이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직접 유포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에 조금이라도 연루가 된 경우, 예컨대 ‘방조’를 하는 경우에도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방조’라는 개념은 일상적으로도 자주 쓰인다. 일상생활에서는 방조의 개념이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는 정도의 행위까지 포함하여 쓰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형법상 일컫는 ‘방조’는 그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형법 제32조 제1항에 따르면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 즉, 범죄의 실행행위를 직접 담당하는 정범(正犯)을 도와서,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는 경우, 이를 “방조”라 한다. 예를 들어 범행에 쓰일 도구를 마련해준다거나, 범행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망을 본다거나 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방조범의 경우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임을 인식하고 방조행위를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범행을 실행하려고 마트에서 칼을 샀는데, 이에 도움을 준 마트 직원을 방조범이라고 처벌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트 직원으로서는 그 칼이 어디에 쓰일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음란물 유포 방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음란물이 유포가 될 사정을 미리 알고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 일체는 모두 방조에 해당한다. 유포에 용이한 통신매체를 소개 또는 제공한다거나, 유포가 될 음란물을 제작하는 데에 참여를 하는 등의 행위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법령으로 보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간단해 보일지라도 이것이 실제 사건이 된다면 사안은 항상 복잡하다.
예전에 맡았던 사건 중에는, 유포가 될 음란물 제작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 상태로 참여했다가 방조범으로 몰린 경우가 있었다.
이렇듯 방조가 문제되면, 방조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방조는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필요적 감경사유이므로, 성립이 된다고 하더라도 처벌의 수위가 낮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범죄의 오명이 남겨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방조가 문제되는 경우 즉시 전문 변호사를 찾아 조력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