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 지하철성추행과 수사개시
지하철과 같이 공중이 밀집한 장소에서 그 장소적 특성을 이용해 사람을 추행하게 되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이 성립되게 된다.
그렇다면 공중밀집장소추행의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는 어떻게 시작이 될까?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한 가지는 피해자의 신고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사복경찰관의 현장에서의 단속이다.
피해자의 신고로 인해 수사가 시작이 되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으나, 사복 경찰관의 현장 단속으로 인해 수사가 시작이 될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사복 경찰관의 현장 단속은 대부분, 지하철 플랫폼에서 주변을 서성거리거나,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지하철을 탑승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보내거나, 지하철을 내려 다른 칸으로 옮겨 타는 등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그 사람을 따라 지하철을 탄 뒤 그 사람의 행동을 주시하게 되고, 그러한 상황에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신체에 몸을 접촉하게 되면 그 사람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게 된다.
출•퇴근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꽉 들어찬 지하철을 탑승하게 되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흔들리는 지하철이나 다른 사람들에 의해 타인과의 신체적 접촉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데, 위와 같이 지하철 플랫폼 주변을 서성거리는 등의 행동을 하다가 지하철을 탑승하게 되었고, 이후 타인과 신체적 접촉이 되었다는 사정이 발생하게 되면 그 사람을 바로 공중밀집장소추행의 현행범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가의 문제이다.
필자는 ‘출근길 자신이 자주 탑승하던 전동차 칸이 너무 붐벼 옆칸으로 급하게 타게 됐는데, 추행범으로 현장 단속된 사건’, ‘자신이 탄 지하철 칸이 너무 붐비고 더워 다음 역에서 옆칸으로 옮겨 타게 되었는데, 추행범으로 현장 단속된 사건’등 여러 사건을 진행하면서 의뢰인들의 억울함을 듣게 되었고, 단속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보게 됐다.
공중이 밀집한 장소에서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타인과의 신체적 접촉이 빈번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상황을 그 전의 의심스럽다고 보이는 행동에 초점을 맞춰 보게 된다면 아마 모든 사람이 추행범이 될 것이다. 물론 수사기관의 단속방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현실적으로도 내심의 의사를 알 수 없으니 위와 같은 단속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수사기관의 처지도 십분 이해가 된다.
현재의 수사방법을 본다면 공중이 밀집한 장소에서는 최대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는 현명한 행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