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전문변호사의 포커스] 사실혼 배우자도 상속받을 수 있을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고령의 재혼부부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경우 사실상 부부로 살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사실혼 부부로 살더라도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실제 부부생활을 하는 동안 크게 불편함이 없을 수 있습니다. 사실혼 부부도 부부간의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조의무 및 정조의무 등을 부담하므로, 배우자가 외도를 한 경우 그로 인해 사실혼 관계가 파탄되었다면 배우자와 외도 상대방에게 사실혼 관계 부당파기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며, 헤어지면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혼 부부로 생활하던 중 배우자 일방이 사망하게 될 경우에는 남겨진 배우자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이 없으므로 사망한 배우자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실혼 배우자의 사망으로 혼인관계는 종료되었으므로 재산분할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법원 역시 “사실혼관계에 있었던 당사자들이 생전에 사실혼관계를 해소한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으나,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사실혼 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 생존한 상대방에게 상속권도 인정되지 아니하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은 사실혼 보호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이는 사실혼 배우자를 상속인에 포함시키지 않는 우리의 법제에 기인한 것으로서 입법론은 별론으로 하고 해석론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할 것이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현재의 법과 판례에 따르면 사망한 배우자의 상속인들과 원만히 협의되어 재산을 받게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남겨진 배우자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실혼 배우자의 사망 직전에 혼인신고를 하거나,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남겨진 배우자는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한 슬픔을 채 극복하기도 전에 길고 힘든 법적 분쟁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사실혼의 경우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전문가와 미리 충분히 상의하여 대비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사실혼 배우자라 하더라도 연금이나 임대차 관계에 있어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상속인이 없을 경우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