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 해외에서 대마초를 피운다면?
지난 17일 캐나다에서 대마초가 합법화 되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캐나다 외에도 이미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있는 나라들이 몇몇 있는데(우루과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위와 같이 대마초가 합법화 된 나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간 상태에서 대마초를 피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난해 여름 한 의뢰인이 필자를 찾아온 바 있다. 그해 초 난생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고, 그곳에서 호기심이 일어 기호용 대마초를 흡연했는데 귀국 후 이 일로 인해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연이었다. 취직에 성공해 첫 출근을 앞두고 있던 청년이라 안타까운 심정을 숨길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날 필자를 찾아온 그 청년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대마초가 합법화 된 나라에서 그 나라 법에 따라 대마초를 피운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귀국하더라도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 말이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현행 형법이 취하고 있는 태도를 되새겨 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현행 형법은 제3조에서 본법은 대한민국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속인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대마초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률 하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이 대마초가 합법화 된 나라에서 그 나라 법률에 따라 대마초를 피운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법률에 따른 처벌을 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간혹 뉴스에서 연예인이나 저명인사가 해외 카지노에서 고액의 도박을 하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로 귀국해 도박죄로 처벌받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실례로 대마초가 합법인 나라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호기심에 별다른 죄의식 없이 대마초를 구입해 대마초를 피운 뒤 우리나라로 귀국하여 이러한 경험담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가 처벌받은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기분이 들뜨고, 그런 상태에서 여행을 간 나라의 법이 합법이니 우리나라 법률과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법률에 저촉되는 행동을 해도 된다고 경솔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자칫 잘못하면 한 순간에 전과자가 될 수도 있으며, 해외에 나가더라도 우리나라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동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