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전문변호사의 포커스]맞벌이 부부의 이혼 갈등 - 아는 와이프를 보고
<YK법률사무소 조수영변호사>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는 맞벌이 부부의 애환이 생생히 묘사됐다.
아는 와이프에서 '차주혁‘과 ’서우진‘은 두 살짜리와 돌배기 아이 둘을 둔 맞벌이 부부로 나온다. 차주혁과 서우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도 못 챙겨 먹은 채 두 아이들을 어린이 집에 보내기 바쁘다. 또한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집에 와도 휴식이 없고, 서우진은 사소한 일에도 분을 참지 못하고 남편인 차주혁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차주혁은 서우진과의 이혼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과거로 돌아가 다른 인생을 선택하며 드라마가 전개된다.
필자의 경우에도 맞벌이 및 육아로 인한 고충으로 내방하거나 이혼소송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근래에 아주 말끔한 인상의 남성이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아내와 맞벌이 중이고 주말 부부다. 아내가 평일에 아기를 보지만, 주말에는 내가 집으로 올라가서 주로 아기를 본다. 그런데 아내는 늘 화가 나 있는 상태이고, 이로 인하여 다툼이 잦았으며, 최근에는 이혼소송까지 제기하였다.”라고 본인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아내와 남편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내가 평일에는 독박육아에 시달리고 있고, 지나치게 이성적인 남편에게서 어떠한 공감이나 위로를 못 받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화가 나고 지쳐있는 것처럼 보였다.
필자는 의뢰인에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두 분 다 너무 잘하고 계신다. 하지만 부부사이가 어떻게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만 생각할 수 있겠나. 두 분의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를 만큼 심각해 보이진 않는다. 아내와 잘 얘기해서 소를 취하하도록 설득해 보거나, 부부상담 이라는 과정이 있으니 이를 통해 관계를 회복해 볼 것”이라고 말하며, 의뢰인을 위로해 주었다. 며칠 뒤 의뢰인으로부터 아내가 소를 취하했고 다시 잘 살아보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필자 역시 4살배기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는 맞벌이 부부로서 맞벌이 부부들의 애환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 필자의 남편도 로펌 변호사로 업무상 골프나 야근이 많은 편이라, 필자가 퇴근 후에나 주말에 독박육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로는 ‘그래. 회사일이다’ 라고 이해하려해도 마음속으로는 얼마나 화가 나던지.
우리 부부를 포함한 너무 치열하게 살고 있는 대한민국 맞벌이 부부들에게 말하고 싶다. “정말 잘하고 있다. 힘들어도 너무 쉽게 이혼을 생각하지는 말라. 먼저 부부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봐라.”아울러 남편들의 상사들에게도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 세대는 아내의 내조를 당연시 여기던 당신들의 세대와 다르다. 지금은 아내와 남편 모두가 공동 주체로서 사회와 가정을 이끌어 가고 있다. 남편들이 아내와 함께 공동육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육아하는 남편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아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