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법전문변호사의 포커스] 명절 후 이혼율이 급증하는 이유는
법원행정처로 자료에 따르면 2016.경 접수된 이혼신청은 10만8880건으로 하루 평균 298건인 반면, 설날과 추석 이후 열흘간은 하루 평균 약 577건으로 이혼 신청이 평상시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명절 후에 이혼율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상담한 의뢰인들을 통해 이에 대한 원인을 알아보자.
필자를 찾아온 A 의뢰인은 이번 설날에 남편과 크게 다툰 후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A씨는 설날 당일 시댁을 방문 했는데, 시어머니는 모유수유를 하는 도중 깜빡 잠이 든 A씨에게 “옷매무새가 칠칠하지 못하다. 정신이 있는 애냐.”라고 잔소리를 하셨다 한다. 평소 가사와 육아에 무관심한 남편을 둔 A씨는 독박육아도 서러운데 시어머니의 잔소리에 울화가 치밀었고 시댁 식구들이 있는 앞에서 “그만 좀 하시라. 더 이상 남편이랑 못 살겠다.”며 그 날 즉시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향했다 한다. 이후 남편과 별거를 시작했고, 심사숙고한 끝에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만류에도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B 의뢰인 역시 지난 추석을 치른 후 이혼을 결심했다 한다. B의뢰인은 딸 둘만 있는 집안의 첫째 사위로, 처가댁에 가면 늘 전문직인 둘째 사위와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장인어른은 술에 거하게 취하면 “우리 집 기둥은 둘째사이다.”라고 공공연하게 말하였고, 이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내는 처가댁만 갔다 오면 “내 동생은 좋겠다. 돈 잘 버는 남편 둬서.”라며 B씨를 원망했다 한다. 계속되는 모욕과 비난을 견디다 못한 B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위 사례를 보면, A씨와 B씨는 모두 평소에도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던 중 명절에 제3자에 의해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둔 배우자에 대한 불만과 언짢음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명절이혼율을 감소시킬 방안은 없을까. 너무 당연한 얘기이지만, 평소에 대화나 부부상담을 통해 서로에게 쌓인 불만을 가능한 빨리 빨리 해소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친인척 등 가까운 사람과 배우자를 비교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요즘같이 가정이 해체되는 현상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명절을 통해 배우자와의 관계가 보다 돈독해지기를 바란다. 아울러 명절 후 이혼율 급감이라는 기사가 많아지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