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료사고, 병원과 환자간의 소통이 필요한 이유
치아가 아픈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의사에게 설명했다.
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사랑니로 인해 통증이 발생한 것이니 사랑니만 발치한다면 많이 호전될 것이라 설명했다.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받을 것을 권유하였으며 환자는 이에 동의하였다.
이윽고 수술이 시작됐으며 긴 시간 끝에 사랑니를 발치하였다. 환자는 사랑니를 발치하여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으나 시간이 지나자 턱에 찌릿찌릿한 통증과 함께 턱 주변 감각이 무뎌지는 것을 깨달았다.
환자는 치과를 찾아가 의사에게 턱 주변 감각이 없으며 찌릿찌릿한 통증이 동반된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의사는 환자에게 시간이 지나면 점점 가라앉을 것이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설명만 할 뿐이었다.
사랑니로 인한 통증은 사라졌지만 수술 부위 턱 주변의 고통은 지속되었다.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 많은 불편함을 느낀 환자는 타 병원 진료를 받았으나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사랑니를 발치할 경우 삼차신경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주의를 다하여야 했지만 이를 게을리 해 현재의 상황까지 치닫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개월동안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의료진으로부터 상태가 고정되어 앞으로도 호전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을 들었다.
사랑니 발치 후 일상생활은 물론, 잘 다니던 직장까지 잃게 된 환자는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울분을 토했다. 그러나 의사는 환자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진료실로 들어가 버렸다. 이후 환자는 의료진을 상대로 의료소송을 제기하였으며 현재도 병원 측과 치열한 공방 중에 있다.
만약 의료진과 환자 간에 원활한 소통이 있었다면 의료소송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위 사례의 경우에도 의사가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면 최악의 결과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의료사고와 같은 환자안전사건이 발생할 경우 의료진의 적극적인 소통 시도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확률을 높인다는 것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는 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사건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해결책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시행할 수 있는 곳은 병원마다 제각기 다를 것이다. 대형병원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환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일일이 환자의 입장에 대해 모든 것을 들어줄 수는 없지만 의료소송과 같은 법적다툼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려면 의사가 자신의 시간을 내어서라도 환자와의 소통을 진행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 판단된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간에 소통은 매우 중요한 매개체다. 의사의 한마디로 법적다툼까지 갈 일을 사전에 방지할 수도 있고 환자 측 또한 의사와의 소통으로 의료소송보다는 합의 또는 조정을 통해 사건을 종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의사의 면담거절 혹은 같은 말만 반복하는 의사라면 의료소송을 당하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환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정확한 설명과 앞으로의 대처방안에 대해 듣고 싶은 것이지 의사의 핑계를 듣고 싶어 의사를 만나려고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간의 원만한 소통으로 의료소송으로까지 번지는 일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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