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습지 교사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
지난 달 대법원에서 의미가 큰 판결이 나왔다. 학습지 교사 또한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다.
헌법상 노동3권이 보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에서 그 권리가 보장되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노조법 제2조 1호에 따르면 노조법상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에 해당한다.
학습지 교사들은 불안정한 고용, 부당한 대우 등에 대하여 대항하기 위해 노조활동을 하였으나, 이들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어왔고, 6년여 동안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공방 끝에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해당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노조법상 근로자를 판단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되는데, 기존의 판례들은 노조법상 근로자 범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범위보다 넓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해당 판결에서는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였다. 즉,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해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사업자에게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어느 정도 지휘·감독 관계가 존재하는지,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이 그 기준이다.
이 사건에서는 1심은 학습지 교사들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났으나, 2심에서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고, 결국 3심에서는 1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습지 교사들이 위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노조 활동을 보장받는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이 처한 사실관계에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법률 규정과 판례에 따른 명확한 포섭이 필요하다. 특히 노동관계에 있어서는 관련 규정들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인 근로자성이 항상 문제가 된다. 해당 판결의 경우 또한, 단순히 ‘학습지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이 구체적으로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명확한 포섭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바로 골프장 캐디사건이다. 골프장 캐디 또한 이른바 ‘특수 고용직’에 해당하는데,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존재한다(대법원 2011다78804, 대법원 90누1731 등). 캐디에 대한 판결에서, 대법원은 근로자성 판단 기준의 징표를 임금의 종속성 판단 요소 보다는 주로 업무의 종속성 및 독립 사업자성을 평가 요소로 보면서, 사실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포섭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사실관계에서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치밀한 사실 구성 및 법규와 판례에 대한 포섭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전문 변호사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해당 판결을 기점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있는 많은 ‘특수고용직’들이 법적인 권리를 잘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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