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법률‘톡’] 태움문화, 폭행죄 성립에 관하여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자살을 하면서, 병원내 태움문화가 이슈화 되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다.
태움문화는 병원 시스템의 문제가 동반되어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즉, 태움문화는 실수가 용납될 수 없는 병원 근무의 특수성과 1명의 간호사가 담당하여야 할 환자의 수가 감당하기 벅찬 상황에서 신임 간호사를 교육시킬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부재하는 구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병원내의 태움문화의 문제성이 두드러지면서, 태움이라는 행위를 형법상 폭행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형법상 폭행죄(형법 제260조)는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이때 폭행의 개념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를 의미한다. 태움의 경우 폭언과 욕설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이를 폭행으로 볼 수 있을지 문제가 되는데, 우리 대법원(대판 2003.1.10.2000도5716판결) 입장에 따르면, 전화를 통한 폭언과 욕설의 반복이 ‘그 수화자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느끼게 할 정도의 음향을 이용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범죄에 해당할 경우 국가의 형벌권을 발동하여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죄의 인정여부를 엄격히 판단하여야 할 필요성이 존재하므로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볼 수 없는 단순한 폭언 등을 형법상 범죄로서 처벌해야 할 것인지는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분명히, 병원내의 태움문화는 간호사의 근로자로서의 권리와 더불어 인권의 영역까지 문제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사라져야할 구조적인 문제에 해당한다. 그러나 폭행죄(형법 260조 제1항)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를 처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하므로 태움이라 불리는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는지의 문제에 대하여는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엄격한 수사와 조사로 태움문화의 실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임에 분명하나, 부당한 고소로 인하여 반대의 피해자 역시 발생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 정윤 변호사 프로필
· 홍익대학교 졸업
·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 변호사시험 합격
· KNS뉴스통신 칼럼 기고
· 현) YK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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