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혼 문제를 생각할 때 흔히 협의이혼 아니면 이혼소송을 생각하곤 한다. 상담을 해보면 ‘이혼조정신청’을 잘 모르는 분들이 은근히 많아, 이번 기회에 지면을 빌려 이혼조정신청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가사소송법 제50조에 의하면, 이혼소송을 포함한 특정 유형의 가사사건에 대하여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하거나 심판을 청구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혼조정신청인데, 양 당사자의 협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협의이혼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혼조정신청은 이혼에 걸리는 기간이나 가사조사 여부, 관련 사건의 병합 여부 등, 협의이혼과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다. 

이혼을 앞둔 당사자 입장에서 가장 영향이 큰 것은 이혼까지 걸리는 기간의 차이로 보인다. 협의이혼의 경우 협의이혼을 신청하고 난 후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3개월, 그렇지 않은 경우 1개월의 숙려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이혼조정신청의 경우 따로 정해진 숙려기간이 없다. 그러므로 당사자 사이에 사전에 완전히 협의가 이루어져 있으면, 조정기일 당일에 조정이 성립되어 그 날 바로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관련 민사사건을 병합하여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부부 사이에는 당사자간의 금전 문제 뿐만 아니라, 양 가 부모님과의 금전 문제도 얽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원칙적으로 가사사건과 구별되는 민사사건으로서 민사법원에서 별도로 해결하여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이혼을 하고 난 다음에도 분쟁이 종결되지 않아, 당사자는 계속되는 소송의 고통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혼조정신청을 하게 되면, 가사소송법 제57조에 의하여 관련있는 가사사건이나 민사사건을 병합해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깔끔한 마무리가 가능할 수 있다. 

또한 이혼조정신청의 경우, 협의이혼에 비하여 이혼 후에 추가적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협의이혼을 했다가 다시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도 꽤 있는데, 이 분들이 협의이혼 당시 작성했다는 합의안을 보면, 애매모호하여 추가적인 분쟁이 예상되는 내용이나 한쪽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많고, 심지어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도 있다. 왜 이렇게 합의했는지 물어보면, 협의이혼 당시 갈등이 계속되는 것이 너무 괴로워,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하고 급히 합의하였다는 대답이 가장 많이 돌아온다. 향후 예상되는 분쟁의 가능성은 법적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어온 법조인의 영역이기 때문에, 법률 지식이 없는 당사자가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혼조정신청의 경우, 처음부터 변호사의 조언을 받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가정법원에 출석하여 경험 많은 조정위원들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추후 분쟁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가사사건은 당사자의 협의가 우선이고, 당사자 간의 협의에 의해 해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혼은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결정이고, 이에 따라 해결하여야 할 문제가 많이 있으므로, 여러 가지 장점을 갖는 이혼조정신청도 한 번 고려해 볼 것을 권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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