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금단의 대가, ‘상간녀 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15년 2월 26일 간통을 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제 241조에 대한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배우자 이외의 자와의 성행위를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전국의 수많은 불륜 커플은 이 결정으로 인해 법적인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을까? 아니다. 간통죄를 폐지한 것은 사적 영역에 있어 국가 형벌권의 과도한 개입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 것이지, 불륜 커플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한 것이 아니다. 불륜 커플은 여전히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이라는 민사상 책임을 진다.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은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 봇물 터진 듯 늘어나고 있다.
부부는 서로 상대방에게만 성적으로 충실할 정조의무를 지고 있는데, 타인과의 부정행위는 이런 정조의무에 위반한 행위이다. 그러므로 배우자에 대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 한편 상간녀(상간자 소송은 상간남보다 상간녀에 대한 소송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편들은 반성하시라)는 이 불법행위에 가담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
이와 같이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이 바로 상간녀 소송이다. 상간녀 소송은 간통죄와는 달리, 남편과 이혼을 할 필요가 없고, 성관계를 필수적 요건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즉, 성관계를 하지 않았더라도 타인의 배우자와 사랑한다는 메세지를 주고받거나, 단둘이 여행을 가거나 늦은 밤 통화하는 등 넓은 의미의 부정행위만 하더라도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혼남녀 사이의 부정행위일 경우, 상간녀 소송을 알게 된 상간녀의 남편이 상대방 남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아내들의 소송이 남편들의 소송으로 확대되는, 두 부부간의 전면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 경우에는 양쪽 사건에 모두 비슷한 금액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된다.
상간녀 소송은 때로는 이혼소송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잠깐 달콤한 유혹 끝에 가정 파탄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간통죄가 폐지되었다고 해도 타인의 배우자를 빼앗고 가정을 파탄시킨 대가는 치러야 한다. 그것이 상간녀 소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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