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증인보호에 대해…일반 증인 보호 위한 명시적인 규정 마련돼야
[스페셜경제=남현석 변호사]예전에 무죄를 다투는 한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 의뢰인은 수사과정에서 구속이 된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함을 어떻게든 증명하고자 하였고, 나는 변호인으로서 그에게 접견을 자주 가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의뢰인의 말들 속에서 유리한 증거를 찾아내고자 갖은 애를 썼다. 하지만 그 사건은 수 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고 당사자들의 진술 외에는 특별한 증거가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구속까지 되어버린 의뢰인의 주변에는 더 이상 그의 편이 되어 줄 사람이 없었다.
형사 피고인의 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되는 것이 우리 법제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이지만, 아무래도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구속까지 된 피고인이 무죄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피고인들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피고인이 이미 유죄라는 생각으로 그를 돕기를 꺼려하였다.
그러던 와중 피고인의 한 지인과 연락이 닿았고, 그 지인을 증인으로 세우기 위하여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그 증인은 자신이 증인으로 서는 것을 너무나도 불안해하였고,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기를 희망하였다.
증인으로서 보호를 원하는 경우는 보통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데, 피고인이 신청한 증인이 보호를 원하는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보호를 할 수 있는 절차를 알아보았다. 재판부와도 의견을 나누며 알아보았으나, 일반 증인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아직 없었고, 단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의 경우에만 방청객 퇴장, 가명사용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재판부도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증인 보호를 다소 어려워하였고, 결국 증인으로 세우지 못하게 되었다.
비록 핵심적인 증인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잃게 되었다는 생각에 다소 기운이 빠지게 되었다.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신원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증인이 나와야하겠지만, 적어도 이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 또한 법정에서 증인으로서 마땅히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조금 더 많은 증인이 확보되고, 법원은 더 명확하게 사건을 바라보아 궁극적으로는 사법정의가 실현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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