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에 관한 궁금한 이야기 9편 – 강경훈 변호사의 성범죄공소시효
[KNS뉴스통신=조에스더 기자] 대구여대생 성폭행 사망 사건으로 성범죄공소시효에 대한 논란이 다시 들끓고 있다. 지난 18일 대법원은 1998년 발생한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 사건의 피의자 스리랑카인 A씨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A씨는 1998년 10월17일 새벽 대구의 한 고속도로 인근에서 당시 만 18세였던 피해자 B씨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사건은 미제로 남았으나 A씨가 지난 2011년 미성년자성매매 혐의로 체포되면서 매듭을 풀게 됐다. 성매매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A씨의 DNA가 채취됐는데, 이 DNA가 B씨의 속옷에서 나온 것과 일치했던 것.검찰은 강간죄와 특수강간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을 감안해 A씨를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했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특수강도강간은 강도와 성폭행을 동시에 저지른 경우를 일컫는데 법원은 A씨의 성폭행 혐의는 사실상 받아들였지만 금품을 훔쳤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성범죄공소시효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이에 관해 YK법률사무소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성범죄공소시효, 어떻게 산정되나.
A.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공소시효의 기준은 법정형에 따라 나누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범죄의 경우도 역시 법정형에 따라서 공소시효가 정해지게 된다. 예를 들면 특수강도강간의 경우 공소시효가 15년이 된다.
Q. 성범죄공소시효가 연장되는 경우는 없나.
A.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때에는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 해당 기간만큼 시효가 연장된다고 보면 된다. 또한 일정한 성폭력범죄의 경우 DNA 증거 등 그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때에 성범죄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된다.
Q. 성범죄공소시효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나.
A. 13세 미만의 사람, 신체 또는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이 성폭력 피해자면 일정한 성폭력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강간 가해자가 강간 피해자를 살인하는 경우에도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Q. 이번 사건으로 성범죄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는데, 만일 억울한 혐의로 성범죄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 억울한 혐의를 받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평정심을 찾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태도와 심한 추궁에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수사 초기부터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주장과 증거를 정리한 후 적시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