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
수척해진 얼굴로 필자를 찾아온 A는 한숨을 쉬며 “평생 남편, 자식 뒷바라지만하고 살았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돈 한 푼 못 받고 쫓겨나게 생겼어요. 정말 억울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A는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알게 된 남성과 몇 차례 데이트를 하였다. 그런데 A의 외도사실을 알게 된 A의 남편이 A에게 이혼을 요구한 것이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 분배하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혼인 중에 부부가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도 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이는 A의 경우 A가 유책배우자인 것과 별개로 혼인 중 취득한 공동재산에 대해서 자신의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A는 필자의 말을 듣고 “저는 평생 남편과 자식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가정에 무관심하였고, 자식들은 장성하여 자신의 인생을 찾아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외로움은 깊어지고, 공허함은 커졌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남편에게는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제 인생을 찾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라고 했다.
결국 A는 이혼 소송을 통해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었다.
유책배우자가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을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혼은 혼인생활의 청산이며 재산의 분할은 혼인의 청산에 수반되는 당연한 과정이다.
이에 따라 유책배우자 역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위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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