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명예훼손죄 공연성과 관련하여
[스페셜경제=이경민 변호사]요즘 인터넷의 발달 때문인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예를 들면 게임을 하던 중 욕설을 하거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 등을 하게 되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일상들이 둘 사이의 화해로 잘 끝나면 모르겠지만, 워낙 빈번해진 피해 사례들로 인해 따로 쉽게 고소할 수 있는 절차를 수사기관에서 마련해 놓고 있다 보니, 많은 사례들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기보다는 형사사건화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명예훼손 사건 중 가장 큰 문제는 왜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어 처벌의 대상이 되는지를 정작 당사자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만 인식하여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텐데, 딱히 자신의 행위 중 어떠한 점이 문제가 되는지를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같은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
이는 일반인의 법 관념과 괴리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그중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공연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중 공연성이라 함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타인이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표현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공연성에 대해 다수가 모인 자리에서 발언하는 행동이 있어야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 라고 의문을 제기하지만, 정작 판례는 이러한 공연성과 관련하여 ‘전파성이론’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전파성이론’이란 사실을 적시한 상대방이 특정된 1인인 경우에도 그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만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심지어 비공개 블로그에서 1대1로 대화를 한 경우에도 전파가능성을 인정하여 명예훼손죄로 처벌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내가 무심코 제3자에게 한 발언이나 인터넷상에 작성한 댓글이라 하더라도 전파가능성에 의할 때 공연성이 인정되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할 것인 바, 명예훼손과 관련한 형사사건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항상 조심하는 자세를 가지고 발언에 있어 신중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