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수법, 날로 교묘해져… ‘고액 아르바이트’ 조심해야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며 대면편취형 범죄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은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여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계좌이체를 통한 보이스피싱은 대포통장 등을 사용해야 하는 데다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고액 송금을 까다롭게 만든 탓에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대면편취형은 고액 아르바이트 등을 빌미로 사람을 구하기 쉽고 계좌이체 등 흔적이 덜 남기 때문에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 범죄는 2019년 3244건 발생했지만 2022년에는 무려 2만 2752건을 기록하며 8.5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 중 대면편취형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만 하더라도 2019년 8.6%에서 2022년 73.4%로 대폭 늘어났다.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회동향통계’만 보더라도 보이스피싱 1건당 피해 금액이 2021년 2500만원 선으로 증가하며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폐해가 얼마나 심한지 입증했다.
이처럼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어 검거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전개되는데 범죄 수법 등을 계획하는 이른바 ‘총책’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수사를 피해 활동하곤 한다.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피해자를 물색하여 속이는 ‘콜센터’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국내 사법기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잡히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대부분은 현금인출이나 전달책을 맡은 하부 조직원이다.
현장에서 덜미가 잡혀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부분의 현금인출 및 전달책은 일반인을 고용하여 이용하는 편이다. 지난 4년(2018~2021) 평균 보이스피싱 검거 인원 3만8015명 중 42.3%가 20대이자 현금인출 또는 전달책이었는데 이들은 대부분 쉬운 일로 고액을 받을 수 있다는 구인광고에 넘어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정상적인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도 보이스피싱 조직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준비생이나 구직자 등이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일단 범죄에 연루된 이상 사기 또는 사기 방조 혐의를 쉽게 벗기 어렵다.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미필적 고의만 인정되더라도 범죄가 성립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섣부른 거짓말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찰 출신의 법무법인YK 이준혁 형사전문변호사는 “단순 심부름을 비롯해 택배, 사무보조 등 어떠한 이유를 대더라도 현금 수거 업무는 처음부터 의심하여 가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범행에 한 번이라도 가담하면 처벌 대상이 되고 또 그 후에는 빠져나오고 싶어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점점 죄질이 나빠질 뿐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조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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