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군 영역 변호사의 중요성 더욱 커져… 군범죄 해결, 어떻게 진행될까?
▲ 법무법인YK 배연관 변호사
군과 법원은 나라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양 기관은 각각 국가 안보와 사회 정의라는 원대한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정치적 독립이 보장되어야 하며 권한에 걸맞는 책임도 부여받고 있다. 현대사가 격동하던 시절, 군대와 법원은 모두 위기를 맞았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그 위기를 극복하였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영역에서 제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군의 범죄 해결 과정에 대해 불신을 품은 사람이 많다. 군에서 변호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 관련범죄의 수사 및 재판 권한은 민간의 수사기관에나 법원이 아니라 군대 내 조직인 군검찰 및 군사법경찰과 군사법원에 있었다. 계급 중심의 질서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권리는 자주 무시되거나 소홀히 다루어졌으며 그로 인해 피해가 증폭되는 사태가 종종 빚어지곤 했다.
이러한 부조리를 파헤치는 내용의 드라마가 방영되었을 때, 군 생활을 해 본 시청자들이 뜨겁게 공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통쾌한 해결 방법과 현실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지적하며 분노하기도 했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서도 군사법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점진적인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본래 군대 내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1심부터 군사법원이 담당했지만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군사법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군대 안에서 일어난 범죄라 할 지라도 성범죄나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 입대 전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민간 사법기관이 수사와 1심 재판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독립성이 군대 내 계급 체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처음부터 분리하는 셈이다.
따라서 군대 내의 성폭력 범죄나 사망하거나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 입대 전 범죄 혐의가 의심될 경우 군사경찰과 민간경찰이 공조 수사를 하여 범죄 혐의가 확실해지면 민간 경찰이 수사를 진행한다. 또한 군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 국방부 장관이 이 사실을 즉시 인권위에 통보하고 인권위의 군인권보호관과 조사관이 해당 사건의 조사, 수사에 입회할 수 있게 되었다. 수사, 재판 과정에서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 군인이나 군무원은 민간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것조차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결국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직접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군 관련 범죄의 특수성은 물론 일반 형사절차에 이해도가 높은 전문적인 형사 및 군형사 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태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피해자 역시 그러한 전문가의 조력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