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절도, 피해액 적어도 성립… 단순 절도보다 처벌 무거워
▲ 법무법인YK 최윤경 변호사
비대면 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인건비 경감 등 장점이 더해지며 무인점포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과자나 아이스크림처럼 간식류를 무인으로 판매하는 가게부터 세탁 등 여러 서버시를 셀프로 이용하는 가게까지 다양한 형태의 무인점포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관리자가 없는 틈을 노려 상품, 현금 등을 훔치는 특수절도 범죄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문제다. 지난 해에는 10대 청소년 여러 명이 전국 각지의 무인점포를 노려 조직적인 절도 행위를 벌이는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무인점포에서 절도 행각을 벌였다면 이는 특수절도로 처벌될 수 있는 문제다. 특수절도는 단순 절도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중범죄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벌금형이 아예 규정되어 있지 않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고 반의사불벌죄도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을 피할 길이 요원하다. 10대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형사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처벌의 부담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
만일 한 명이 망을 보고, 다른 한 명이 직접 점포 내부에 침입하여 절취 행위를 했다면 이 경우에도 특수절도로 볼 수 있다. 실질적으로 절취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각각 범행을 기능적으로 분담한 것이 인정되면 특수절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무인점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이 낮고 개별 사건의 피해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특수절도 혐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과자 몇 봉지, 아이스크림 몇 개만 절도한다 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합동하여 특수절도를 저지른 이상,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범죄의 성립 자체는 피해액의 규모로 결정되지 않으며 구체적인 범죄 행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단, 피해액이 적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황이 있다면 감형 사유가 인정될 수는 있다.
또한 2인 이상이 합동하지 않은 절도 행위라 하더라도 특수절도가 성립할 수 있다. 형법 제331조에 따르면 야간에 문이나 담 그 밖의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여 내부에 침입하여 절도를 하거나 흉기를 휴대한 채 절도를 한 때에도 특수절도로 인정된다. 즉, 단독 범행이라 하더라도 야간에 문이 닫혀 있는 무인점포의 잠금 장치 등을 부수고 내부로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거나 칼이나 망치 같은 흉기를 지닌 채 범죄를 저질렀다면 특수절도로 처벌을 받는다. 흉기를 범행에 직접 이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휴대’ 사실이 인정되면 특수절도로 인정되기 때문에 처벌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검사 출신의 법무법인YK 최윤경 변호사는 “무인점포를 계획적으로 노려 발생하는 특수절도 사건도 많지만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발생하는 절도 사건도 적지 않은 편이다. 아무리 우발적인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해가 발생한 이상, 특수절도 혐의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절대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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