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J씨는 강간미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원심에 항소, 지난 달 1년 9개월 만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건은 지난 해 초 친구에게 소개받아 두어 달 알고 지낸 이모(여, 24세)씨와 술을 마시면서 시작됐다. 오뎅바에서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던 세 사람은 근처 모텔에 방을 두개 잡고 투숙했다. 친구와 방을 썼던 J씨는 '담배를 빌린다'는 핑계로 이모 씨가 투숙한 방에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두 사람 모두 속옷 위에 가운만 걸친 상태였다. 

각자 소파와 침대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J씨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여기고 소파에 앉아 있던 이씨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가볍게 저항하는 이씨의 반응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오해한 J씨는 조금씩 완력으로 이씨를 제압하려 했다. 

하지만 완강히 거부하는 이씨를 보고 J씨도 단념했다.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 온 그는 사과를 요구하는 이씨의 문자에 '미안하다'는 답신을 보내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방에서 잠을 잤다. 그 일 후 J씨는 이씨로부터 강간미수 신고를 당했고, 피해자 이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J씨는 이후 변호인을 통해 '동의하에 성관계를 시도했다가 중지하였을 뿐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한 사실이 없음'을 강력히 주장했고, 법원은 피해자의 신빙성 없는 진술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유죄 판단했음을 인정, 최종심에서 무죄를 판결했다. 

강간미수란 형법 제301조에 따라 '강간, 준강간, 의제강간 및 이들의 미수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강간치상죄'에 속하는 범죄 유형으로 사전 계획 하에 이루어지는 범행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일상생활에서도 J씨의 경우처럼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을 오인하여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강간미수로 신고 당했을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의자는 적극적인 해명의 기회를 놓치기가 쉽다. 근 2년의 가까운 시간이 걸려 무죄판결을 받은 J씨의 경우 역시 원심의 유죄 판결을 번복한 결정적인 이유는 피해자의 진술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일치하지 않았고 이에 법원에서는 재수사를 통해 피의자의 진술에 더욱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여지듯 성범죄혐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여부 및 증인 진술에 관한 신빙성 판단의 법리 등 조사과정에서 검사의 추론 및 논리적 오류 등을 예리하게 파악해 변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J씨의 항소심 사건을 맡은 성범죄전문센터 유상배 강경훈 변호사는 "성범죄혐의는 사건 초기 조사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강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피해자와 동행인의 행동 및 피고인과 피해자가 나눈 대화의 내용과 진술 변화에 중점을 두고 사건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또 유상배 강경훈 변호사는 "호감에서 시작했지만 상호 동의 없는 성관계 시도로 강간 성립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에 크게 좌우되는 성범죄혐의는 신속한 법률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편 검찰 및 경찰 출신 변호인으로 구성된 성범죄전문센터(http://성범죄전문센터.com)는 성범죄 사건에 특화된 20여 명의 변호인 및 성범죄 전문가 그룹이다. 

디지털뉴스부 dt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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