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엄연한 성범죄...처벌 무거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몇 년 째 지속되며 사회의 모습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범죄 발생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줄어들면서 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신체접촉형 성범죄가 감소한 데 반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 비대면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발생 건수는 2019년 1437건에서 2020년 2047건으로 증가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규정된 범죄로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대한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당히 무거운 편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사진, 영상 등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오늘날,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전 연령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범죄에 활용되는 도구도 매우 다양하다.
문자나 SNS를 통해 일대일로 대화를 주고 받거나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하기도 한다. 게임 속 채팅 기능이나 음성채팅 기능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성적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말을 했다가 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간혹 통신매체이용음란죄와 사이버명예훼손 또는 모욕의 구성 요건을 혼동하여 통신매체이용음란 행위를 하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 오인하는 사람도 있다.
사이버명예훼손이나 모욕의 경우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하면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공연성 요건까지 요구하기 때문에 일대일 대화 등을 통한 행위를 처벌하기 힘들다. 그러나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피해가자 특정될 필요가 없으므로 불특정 다수에게 성적인 내용을 발송한 때에도 처벌될 수 있다.
또한, 별도의 공연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DM이나 비밀 채팅 등을 통한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된다. 인터넷을 통해 문자나 음성, 영상, 사진 등을 전송해 범행을 저지른 경우 그러한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처벌에 이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개인의 성향이나 공동체의 특성 등에 의해 이른바 ‘성드립(성희롱 등 성적 발언)’을 유머의 하나로 소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이 아무리 농담이나 장난의 의도를 가지고 성적 언동을 하거나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한다 하더라도 이를 수신한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끼고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자신이 보낸 문자나 음성 등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