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포기각서 작성해도 양육비 청구 가능해"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가 이혼을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자녀에 대한 양육권 분쟁이다. 자녀의 복리를 고려해 부부가 원만하게 합의를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부부 중 한 명이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빌미로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양육비포기각서를 작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하는데, 그 결과 양육자는 자녀의 양육을 모두 도맡아 하면서도 필요한 비용을 한 푼도 청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양육비포기각서를 작성했다 해서 양육비 지급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 대해 갖는 양육의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속하기 때문이다. 공증을 받지 않은 양육비포기각서는 법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며 당연히 과거 양육비를 비롯해 앞으로의 양육비까지 청구할 수 있다. 설령 공증을 받은 양육비포기각서라 하더라도 각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나 상황 등을 고려하여 부당한 의사결정이라 확인된다면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이 양육비포기각서를 근거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가정법원의 판단을 청구해야 한다. 상대방의 일방적인 요구나 강압적인 태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양육비포기각서를 작성해야 했다면 이러한 사정을 입증함으로써 그 부당함을 인정받을 수 있다. 양육비포기각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은 부모의 경제적 여건이나 자녀의 연령, 숫자, 성별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양육비를 정하고 이를 지급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
한편, 양육비포기각서를 상호 합의 하에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양육자로 지정된 부모의 경제적 사정이 풍족해 굳이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거나 재산분할 등 다른 이슈와 연계하여 적절히 타협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인해 양육자의 경제적 여건이 급격히 어려워진다면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 때에도 양육비 변경 청구를 통해 양육비의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 실직, 파산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양육자의 건강 문제로 소득을 얻기 어렵거나 하는 사정의 변경을 근거로 양육비 지급을 요청하는 것이다.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이 인정되면 법원에서도 이러한 청구를 수용하는 편이다.
법무법인YK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전문변호사 장예준 변호사는 “양육비 문제를 전 배우자와의 갈등 정도로만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양육비는 어디까지나 내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기 때문에 아무리 각서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양육비지급의무를 완전히 저버리기는 어렵다. 양육비포기각서를 작성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양육비를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자녀를 위한 청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