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실수 아닌 범죄… 처벌 가능성 높아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강제추행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성범죄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건이 발생하는 혐의이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분기별 범죄동향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강제추행은 2410건에 달한다. 1분기에 발생한 전체 성범죄 사건 5227건 중 무려 46%가 강제추행일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강제추행은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어 실제로 신체가 접촉하지 않은 상황이라 해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강제추행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가슴이나 성기, 엉덩이 등 성적으로 다소 민감한 부위를 접촉했을 때에만 범죄가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제추행의 대상이 되는 신체 부위는 특별히 정해진 바가 없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라면 어느 부위를 접촉했는지를 따지지 않고 추행으로 인정한다.
실제로 대법원은 회식이 끝난 뒤 모텔로 가자며 후배 직원의 손목을 잡아 끈 A씨의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인정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2017년 7월, 회식을 마친 후 회사 후배와 단 둘이 남게 되자 후배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 끌며 “모텔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회식 장소와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손과 어깨 등을 만진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모든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회사 사무실에서 한 행동은 추행으로 인정하면서도 손을 만지고 손목을 잡아 끈 행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손목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모텔에 가자고 손목을 잡아 끈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손목을 잡아 끈 A씨의 행위에 이미 성적인 동기가 포함되어 있어 추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접촉한 신체 부위가 어디인지를 가지고 성적 수치심 여부를 판단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경찰출신변호사는 “성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변화하면서 강제추행의 성립 범위도 과거에 비해 매우 넓어진 상황이다. 손등이나 손목, 어깨 등을 만졌다 해도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 추행이 인정될 수 있으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앤파트너스는 법무법인YK가 만든 프리미엄 형사 서비스 시스템으로 법무법인YK 소속의 검경 출신 변호사와 형사전문변호사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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