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전문변호사 “투자 실패로 인한 이혼소송 상담 늘어나… 이혼사유 인정되려면?”
인천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남편과의 잦은 다툼을 벌이고 있다. 불화의 원인은 다름 아닌 자산 투자다.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주위 사람들의 소식이 들려오자 남편이 7개월 전부터 하던 사업까지 접어버리고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A씨는 남편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만류했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지 못했고 결국 남편은 그 동안 모은 돈은 물론 A씨 몰래 대출까지 받은 돈을 고스란히 날려 빚더미에 나앉은 상황이다. A씨는 현재 남편과의 이혼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이로 인해 가정 내 불화를 겪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며 자산을 모두 잃게 되며 가뜩이나 팍팍한 살림살이가 더욱 궁핍해 진 탓이다. 게다가 투자에 대한 부부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아 처음부터 한 쪽이 투자를 반대하기라도 했다면 투자 실패가 곧 이혼 청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투자 실패로 인한 이혼소송이 실제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일까? 우리 민법은 6가지 재판상 이혼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실패의 경우, 제6호 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판례에 따르면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으며 그 혼인 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될 경우 기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본다.
따라서 투자 실패를 사유로 이혼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실패로 인해 혼인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음이 입증되어야 한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혼인 계속 의사의 유무, 파탄의 원인에 대한 책임 여부, 혼인 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 후 생활 보장, 기타 사정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즉, 투자 결정을 부부가 공동으로 내렸는지 아니면 배우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는지, 투자금이 가정의 자산 전체에 대해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투자 실패 후 당사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가정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지, 부부 관계가 회복할 수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판례에 따르면 1회성 투자 실패나 부부가 함께 추진한 투자 실패, 소액의 투자 실패 등 경우에는 이혼소송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배우자 일방이 독단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가 실패한다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등 사정이 인정될 때에는 투자 실패를 이혼 사유로 인정한 바 있다.
법무법인YK 인천분사무소 최고다 가사전문변호사는 “이러한 사유로 이혼을 진행하게 되면 채무로 인해 재산분할이 더욱 어려워지곤 한다. 채무의 성격과 분할가능성에 각자의 기여도까지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를 하다 보면 당사자간의 갈등이 매우 첨예하게 전개되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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