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행정센터

센터번호
1688-0621

언론보도

배경

언론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법무법인YK의 활동내용을 소개합니다.

울산경제신문

당선무효 기준 벌금 90만 원

2022-10-20

                                               ▲ 법무법인YK 이영재 변호사

현행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준 벌금액은 300만 원이지만 선거사무장, 당선인의 가족 등도 같은 규정이 있다.

 

1950년대 국회의원선거법에는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처벌받으면 아예 당선을 무효로 했고, 4·19 이후 1960년 국회의원선거법에는 일정액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가 되도록 바꿨다. 정부수립 초부터 입법자는 공정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당선인이 선거법을 위반해 (일정 형량의) 처벌을 받게 되면 그 위반행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를 가리지 않고 해당 당선인의 당선을 무효화시키고자 했다.

 

통합선거법 제정 당시만 해도 선거 결과에 영향이 거의 없다면 재선거까지 치르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직선거법의 규범력이 높아지자 '벌금 100만 원 당선무효' 규정은 엄격해지고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과열·혼탁 선거 풍토를 바로잡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그렇지만 이 규정은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현재 당선무효 기준 벌금액이 지나치게 적다. 벌금 100만 원은 1990년 지방의회의원선거법을 거쳐 1994년 제정된 통합선거법부터 현재까지 그대로 있다. (1991년 국회의원선거법에서 150만 원으로 상향되어 2년 남짓 적용된 적은 있었다.)

 

소득과 물가가 오르면 벌금도 뒤따라 오르기 마련이다. 통계청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통합선거법이 제정된 1994년 1,581만 원이던 것이 2021년에는 3,656만 원이 되었다. 소비자물가 총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잡으면 1994년에 49.8였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공직선거법의 처벌조항 법정형은 높아졌다. 전통적 위반행위인 '선거인 매수행위' 등을 처벌하는 '매수 및 이해유도죄'의 경우, 벌금형의 법정형이 1994년 통합선거법에서 1,000만 원 이하이던 것이 현재는 3,000만 원 이하로 3배 높아졌다. 하지만 징역형은 5년 이하로 같다.

 

가장 대표적 일반 범죄인 절도죄의 경우 1994년 벌금형이 200만 원 이하에서 현재 1,000만 원 이하로 상향되었지만 징역형은 6년 이하로 동일하다. 무면허운전도 1994년 벌금 50만 원 이하에서 현재 벌금 300만 원 이하로 늘었지만 징역형은 1년 이하로 같다. 선거법이라 해서 특별히 법정형이 낮게 유지되지는 않았다. 이래서 당선인이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아 당선의 효력을 유지하게 되었다는 뉴스는 갈수록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둘째, 보다 근본적으로 당선인의 선거범죄 형량이 재선거를 가져오는 당선무효의 기준이 되도록 한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형사재판에서 형량을 정할 때 형법 제51조에 따라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이라는 양형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선거범죄의 경우 그 형량에 따라 당선의 효력이 좌지우지되다 보니 보편적 양형기준 외에도 당선무효 나아가 다음 선거 피선거권 제한 여부라는 것을 그 고려사항에 넣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래서 당선인의 선거범죄 양형은 당선을 무효로 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당선무효의 기준을 일률적으로 미리 정하는 대신 그 사안을 가장 잘 아는 담당 형사재판부에서 구체적 사정을 반영하여 타당한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합당할 수 있다. 당선의 효력을 신속히 결정하자는 뜻도 있을 것이다.

 

벌금 90만 원이 선고되는 현상은 기존 양형 체계를 왜곡하고 있고, 다른 범죄의 재판과 형평도 맞지 않는다. 어찌 보면 재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판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경제지표 변동에 맞춰 당선무효 기준 벌금액을 높여야 한다. 나아가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선거범죄를 경중을 가려 잘게 쪼개어 일정한 선거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바로 당선무효 되도록 하거나 아예 외국처럼 당선인의 선거범죄 재판과 별도로 헌법재판소나 법원에 당선무효 여부를 재판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논의해보면 어떨까 싶다. 학계, 국회, 정부가 논의하여 선거재판 제도를 개선했으면 한다.

 

출처 : http://www.ulkyung.kr/news/articleView.html?idxno=6632 





참고
현행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준 벌금액은 300만 원이지만 선거사무장, 당선인의 가족 등도 같은 규정이 있다.1950년대 국회의원선거법에는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처벌받으면 아예 당선을 무효로 했고, 4·19 이후 1960년 국회의원선거법에는 일정액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가 되도록 바꿨다. 정부수립 초부터 입법자는 공정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당선인이 선거법을 위